1. 사구체여과
세뇨관에서 요가 형성되는 첫 번째 단계는 사구체 모세혈관 막을 통한 여과 과정입니다. 사구체 모세혈관 막을 구성하고 있는 내피세포에는 수많은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의 지름은 약 60~100㎚로 구멍보다 크기가 작은 물질들은 통과하여 보먼주머니 안으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이를 사구체 모세혈관 막의 투과성이라고 하며, 물리적인 과정이므로 선택성이 없습니다.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물질은 물, 나트륨과 칼륨 등의 전해질, 포도당, 아미노산 등입니다. 혈구나 대부분의 단백질 등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모세혈관 내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러나 사구체 모세혈관 막이 손상되었을 경우에는 단백질 등이 모세혈관 내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러나 사구체 모세혈관 막이 손상되었을 경우에는 단백질 등이 모세혈관 막을 통과하여 소변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한편, 구멍의 크기만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헤모글로빈과 알부민 등 크기가 작은 단백질들은 사구체 모세혈관 막의 구멍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단백질이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같은 음전하를 띠는 사구체 모세혈관 막을 통과하기 쉽지 않으며, 이를 사구체 모세혈관 막의 선택성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사구체여과는 사구체 모세혈관 막의 투과성과 단백질에 대한 선택투과성에 의해 사구체 모세혈관 막을 통해 보먼주머니 쪽으로 물질을 이동시키는 과정으로 성인의 경우 하루에 약 180L에 달합니다. 한편, 사구체여과를 일으키는 원동력은 사구체 모세혈관 내의 혈압으로 크기가 작은 물질들을 구멍 바깥으로 밀어내는 힘이고, 여과를 방해하는 힘은 사구체 모세혈관 내에 남아 있는 단백질에 의한 교질 삼투압과 보먼주머니 속의 수압으로 모세혈관 막을 빠져나오려는 물질에 반하는 힘입니다. 이 세 힘을 이용하여 순여과압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심장에서 산출된 혈액 중 양쪽 신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혈액량은 약 22%에 달하는 1,100mL/min이며 이를 혈장으로 환산하면 약 600mL/min에 해당합니다. 이것이 신혈장류량입니다. 사구체여과율은 단위시간 동안 사구체 모세혈관 쪽에서 보먼주머니 쪽으로 이동하는 액체의 부피를 말하며 신장 기능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체표면적을 기준으로 보정하였을 때 40세 미만 성인 남자의 정상 사구체여과율 수치는 100~130mL/min/1.73㎡, 여자는 90~120mL/min/1.73㎡ 정도로서 신혈장류량의 약 20%에 해당합니다. 사구체를 통해 보먼주머니 쪽으로 빠져나간 사 구체여 과량의 거의 대부분은 재흡수되어 약 1mL/min만이 세뇨관에 남게 됩니다.
2. 세뇨관 재흡수
세뇨관에서의 재흡수 과정은 크게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 능동적 재흡수 과정과 에너지가 필요 없는 수동적 재흡수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트륨이온의 재흡수는 근위세뇨관, 헨레고리 상행각, 원위세뇨관, 집합관 등에서 이루어지는데, 일반적으로 요 중으로 배설되는 수분과 나트륨의 양은 사 구체여 과량의 1% 미만입니다. 즉, 사구체에서 여과된 수분과 나트륨의 거의 대부분은 세뇨관과 집합관에서 재흡수되는데, 특히 약 70%는 근위세뇨관에서 재흡수됩니다. 나트륨이온의 재흡수 과정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능동운반 과정인 나트륨-칼륨펌프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나트륨-칼륨펌프에 의해 양이온인 나트륨이온이 재흡수되면 세뇨관 내외에 전위차가 형성되면서 음이온인 염소이온과 중탄산이온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렇게 재흡수된 나트륨이온, 염소이온, 중탄산이온은 세뇨관 주위 모세혈관 내의 삼투농도를 상승시킴으로써 다시 물을 재흡수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포도당, 아미노산, 인산염, 황산염, 젖산염, 비타민 C 등의 재흡수도 능동운반 과정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각 물질에 대해 특이성을 지니는 세뇨관 세포의 운반체가 이들의 재흡수에 관여하고 있는데, 각 물질별 운반체의 수는 제한되어 있으므로 일정량 이상의 재흡수는 불가능합니다. 포도당과 아미노산의 재흡수는 거의 대부분 근위세뇨관에서 이루어집니다. 포도당의 경우 혈당 농도가 정상 수준인 6.1 mmol/L 미만일 때에는 사구체여과 후 보먼주머니를 통해 세뇨관으로 이동한 포도당의 전부가 포도당 운반체에 의하여 혈관 쪽으로 완전히 재흡수됩니다. 하지만 포도당을 주사하거나 당뇨병 등으로 혈당량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진 상태에서는 사구체여과 후 세뇨관으로 이동한 포도당의 양이 포도당 운반체를 포화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미처 재흡수되지 못하고 세뇨관에 남은 여분의 포도당이 그대로 요를 통해 배설되는데 이를 당뇨라고 합니다. 당뇨는 일반적으로 혈당이 160~180mg/dL 이상인 경우 관찰되므로 이를 포도당의 신장역치라고 합니다. 아미노산은 중요한 영양소이며, 인산염은 골격의 재료인 동시에 체내 고에너지 인산화합물의 재료이고, 황산염은 함황아미노산인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의 재료입니다. 즉, 이들은 모두 체내 대사를 위해 매우 필요한 물질들입니다. 하지만 체내에 과량으로 존재하게 되면 오히려 여러 가지 병적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신장 세뇨관에는 포도당과 마찬가지로 아미노산, 인산염, 황산염 등에 대해 각각 특이성을 지닌 운반체 수가 한정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만일 이들 물질이 혈중에 과량 존재할 경우 세뇨관으로 여과된 다량의 물질 중 한정된 양만큼만 재흡수되고 나머지는 요를 통해 배설되므로 체내에 과량으로 축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식물체에서 추출한 당알코올인 만니톨은 사구체에서는 여과되지만 세뇨관에서 재흡수되지 않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만니톨을 정맥주사하게 되면 사구체에서 여과된 만니톨이 세뇨관 강 내에 계속 남아 삼투압을 증가시키므로 수분의 재흡수를 방해하고, 많은 양의 수분으로 인해 세뇨관 강 내의 나트륨이온 농도가 낮아지면 결국 나트륨이온의 재흡수에 방해를 받습니다. 그 결과, 많은 양의 나트륨, 염소 등 이온과 다량의 수분이 포함된 요가 배설되는 연쇄적인 과정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현상을 삼투압이뇨라고 합니다. 따라서 신장 질환으로 요가 감소한 환자에게 만니톨을 투여하면 요의 배설을 돕고 세포외액의 용적을 감소시켜 부종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편,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에서도 포도당으로 인한 삼투압이뇨 현상이 관찰됩니다.
3. 세뇨관분비
신장으로 들어온 총 혈장량의 약 20%는 사구체여과를 통해 세뇨관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만일 어떤 독성물질이 혈장 속에 섞여 있다면 20%만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고 나머지 80%는 신정맥을 따라 다시 혈류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사구체여과만으로는 체내에 존재하는 독성물질을 체외로 배설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므로 효과적인 배설을 위한 세뇨관분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뇨관분비도 세뇨관 재흡수와 마찬가지로 물질에 따라 선택성이 있는 과정이며 능동적 분비계와 수동적 분비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능동적 분비계에 의해 조절되는 물질에는 유기산과 유기염기가 있는데, 유기산으로 p-아미노마뇨산, 페놀레드, 조영제인 디오드라스트, 페니실린, 프로베네시드, 구연산회로의 중간대사물질 등이 있으며, 유기염기에는 테트라에틸암모늄, 구아니딘, 티아민, 콜린, 히스타민 등이 있습니다. 유기산 분비계와 유기염기 분비계는 근위세뇨관에서 각 분비계당 한 가지 운반체에 의해서 조절되므로, 혈액 내에 두 종류 이상의 유기산 또는 두 종류 이상의 유기염기가 있을 때에는 한 가지 운반체에 대해서 유기산들끼리나 유기염기들끼리 서로 경쟁현상을 일으켜 한 종류의 물질이 단독으로 존재할 때보다 분비가 억제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상호억제라고 합니다. 상호억제현상이 실제 임상에서 응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귀했던 과거에는 체내에 주입된 페니실린이 요를 통해 쉽게 배설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 같은 유기산 분비계 조절약물인 프로베네시드를 함께 주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소이온도 신장의 능동적 분비계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것은 근위세뇨관과 원위세뇨관 모두에서 일어납니다. 특히 원위세뇨관의 수소이온펌프는 상당히 강력하여 세뇨관 강 내 수소이온의 농도가 혈액 내 수소이온 농도의 약 1,000배가 될 때까지 수소이온을 분비시킬 수 있습니다. 수동적 분비계에 의해 세뇨관에서 분비되는 물질에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였던 퀴닌, 국소마취제인 프로카인, 암모니아 등의 약염기와 해열 진통제인 살리실산, 진정제 등으로 쓰이는 펜토바르비탈 등의 약산이 있습니다.
단백뇨는 소변으로 알부민 등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소변검사에서 크레아티닌에 대한 알부민의 비가 300mg/g 이상이면 단백뇨로 진단하며, 30~299mg/g이면 미세단백뇨로 진단하고, 정상은 30mg/g 미만으로 정의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소변에는 거품이 많지 않고, 소변을 볼 때 순간적으로 거품이 생성되더라도 곧 사라집니다. 하지만 단백뇨가 있는 경우에는 소변에 비누처럼 많은 양의 거품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격렬한 운동 직후, 발열, 요로 감염, 육류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 경우 등 신장 기능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일시적으로 단백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우를 제외한 많은 경우에 단백뇨는 신장에 심각한 질병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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